Summary

  • 성공담은 살아남은 사람만 말할 수 있어서, 같은 방법으로 사라진 사람의 숫자가 늘 빠져 있다.
  • "끝까지 버텼다" 같은 비결은 망한 사람도 똑같이 했을 수 있다 — 분모를 모르면 비결인지 운인지 가릴 수 없다.
  • 사라진 사람의 수, 운과 시기의 몫, 말하는 사람의 자리를 물으면 성공담이 비로소 판단의 재료가 된다.

성공한 사람의 이야기는 어디에나 있다. 퇴사하고 1년 만에 월 천만 원을 번 사람, 적금을 깨서 산 주식으로 집을 마련한 사람, 망해가던 가게를 SNS 하나로 살린 사람. 이야기는 대개 비슷하게 끝난다. 남들이 말릴 때 밀어붙였고, 포기하고 싶을 때 버텼다는 것이다.

그런데 그 비결을 그대로 따라 한 사람들이 비슷한 결과를 얻었다는 이야기는 좀처럼 들리지 않는다. 비결이 틀렸거나 따라 한 사람이 부족했던 게 아닐 수 있다. 처음부터 귀에 들어온 이야기들이 한쪽으로 기울어 있었을 가능성이 크다.

돌아온 비행기만 세면 생기는 일

2차 세계대전 때 미군은 폭격기의 어디를 더 튼튼하게 만들지 고민했다. 임무에서 돌아온 비행기를 조사해 보니 총알 자국이 날개와 몸통에 몰려 있었다. 상식대로라면 구멍이 많은 곳에 철판을 덧대야 한다.

통계학자 에이브러햄 왈드는 반대로 말했다. 구멍이 없는 곳, 특히 엔진을 보강해야 한다고. 조사한 비행기는 전부 돌아온 비행기였다. 엔진에 맞은 비행기는 돌아오지 못했기 때문에 조사 대상에 없었을 뿐이다. 날개의 구멍은 약점의 지도가 아니라 '여기는 맞아도 버틴다'는 증거였다.

이것이 생존자 편향이다. 살아남은 것만 눈에 보이니, 살아남은 것들의 공통점을 성공의 원인으로 착각하게 된다. 판단을 흐리는 건 틀린 정보가 아니라 빠진 정보다.

성공담에는 분모가 없다

창업 기업이 5년 뒤에도 남아 있는 비율은 국내 통계에서 대체로 셋 중 하나 남짓이다. 나머지 둘은 조용히 사라진다. 그리고 사라진 쪽은 인터뷰를 하지 않는다. 강연에 서지도 않고, 책을 내지도 않는다. 그래서 들리는 이야기는 거의 전부 셋 중 하나의 목소리다.

문제는 여기서 생긴다. "남들이 말릴 때 밀어붙였다"는 말은 성공한 사람의 입에서 나오면 비결이 되지만, 똑같이 밀어붙이다 문을 닫은 사람도 수없이 많다. 그 사람들의 이야기가 빠져 있으니, 밀어붙인 사람 가운데 몇 명이 살아남았는지 알 길이 없다. 분자는 있는데 분모가 없는 셈이다.

회사 안에서도 같은 일이 벌어진다. 오래 다닌 직원에게 회사가 괜찮은지 물으면 대체로 괜찮다고 답한다. 괜찮지 않았던 사람은 이미 떠났기 때문이다. 오래 남은 고객의 만족도가 높은 것도, 오래 쓰는 물건이 튼튼해 보이는 것도 같은 구조다.

분모를 되찾는 세 가지 질문

생존자 편향을 피하려고 성공담을 안 들을 필요는 없다. 들을 때 몇 가지를 같이 물으면 된다.

질문 확인하려는 것 이렇게 바꿔 읽는다
같은 방법을 쓰고 사라진 사람은 몇인가 분모 "이 방법으로 성공했다" → "이 방법을 쓴 사람 중 일부가 성공했다"
이 방법이 없었어도 결과가 같았을까 운과 시기의 몫 시장이 커지던 때였는지, 경쟁자가 적던 때였는지 본다
말하는 사람은 어디에 서서 보고 있나 시점의 기울기 이미 도착한 사람은 지나온 길의 위험을 작게 기억한다

세 질문에 다 답할 수는 없다. 그래도 물어보는 것만으로 이야기의 무게가 달라진다. "나도 저렇게 하면 된다"가 "저 방법은 여러 조건 중 하나였다"로 바뀌고, 돈과 시간을 거는 결정에서는 이 차이가 크다.

사라진 쪽의 이야기를 찾아 읽기

가장 손쉬운 방법은 사라진 쪽의 이야기를 일부러 찾아 읽는 것이다. 폐업 후기, 접은 이유를 정리한 글, 중간에 그만둔 사람의 회고가 그렇다. 성공담은 무엇을 했는지 말해주지만, 실패담은 어디서 무너지는지 말해준다. 왈드가 본 것도 결국 돌아오지 못한 비행기의 자리였다.

Business Value 성공담 하나를 따라 퇴사하거나 가게를 열거나 돈을 넣는 결정은 되돌리기 어렵다. 결정 전에 세 가지 질문을 던지고 실패담 몇 편을 함께 읽는 데는 하루면 충분하다. 그 하루가 몇 년의 시간과 모아둔 돈을 지키고, 남의 결과가 아니라 내 조건에 맞는 판단을 하게 해준다. 조언을 무시하지 않으면서도 휘둘리지 않는 마음의 여유는 덤이다.

성공한 사람의 조언이 틀린 것은 아니다. 다만 그 조언은 살아남은 자리에서 본 풍경이라, 가려진 쪽이 늘 있다. 날개의 구멍보다 엔진의 빈자리를 먼저 떠올리는 습관이면 충분하다. 지금 가장 믿고 있는 성공담이 있다면, 그 이야기를 해줄 수 없게 된 사람들은 어디에 있을까.